더 랍스터(지오르고스 란디모스 감독, 2015. 10)
기상천외한 사회가 있다. 그곳은 커플을 이뤄 사는 사람만을 정상으로 인정하는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이혼, 사별 등으로 솔로가 된 사람들은 커플 메이킹 호텔로 직행하고 거기서 45일 안에 새로운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 실패하면 무시무시한 대가가 기다린다. 바로 동물이 되는 것. 사슴이 될 수도 있고, 돼지가 될 수도 있다. 주인공은 배우자의 변심으로 인해 이 커플 메이킹 호텔에 오게 되고, 새로운 배우자 찾기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물론 어렵다. 그는 결국 호텔을 탈출하여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탈출자 집단에 소속된다. 그 집단은 ‘절대 솔로 유지’를 제1원칙으로 움직이는데... 아 인생이 어디 생각처럼 쉽게 되던가... 또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게 결국 폭력적이지 않은 적이 있던가... 커플 금지 집단 속에서 예기치 못한 인연을 만나게 된 주인공. 그 인연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되지만... 아... 참으로 예기치 않은 결말... 즉 지킬 수 있을까 지키지 못할까란 질문에서 한참 벗어난 결말이 기다린다. 인간이란 왜 이다지도 나약하고 얕을까를 되묻게 되는 영화였다.
참고로 제목 더 랍스터는 주인공이 배우자 찾기에 실패할 경우 되고 싶다던 동물이다.

주인공은 무사히 커플사회를 탈출할 수 있을까? 다시 솔로사회를 탈출해 연인을 지킬 수 있을까?
킬링 디어 (지오르고스 란디모스 감독, 2017. 10)
정말 독특한 영화였다. 사사로운 것 하나하나에 상징과 은유를 부여한 영화이기도 했다. <랍스터>를 먼저 보았기 때문에 볼까 말까 잠시 고민을 했는데 보길 잘했다. ... 사회적으로 성공한 외과의사 스티븐이 있다. 가정적으로도 다복하다. 아름다운 안과 의사 아내, 총명한 딸, 귀여운 아들과 함께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마틴이라는 16세 소년이 다가온다. 영화 초반에 강변을 걸으며 그들은 관계를 짐작하기 어려운 대화를 나눈다. 혼외 아들인가? 아니면 성적인 원조 관계인가? 마틴과 스티븐의 관계가 서서히 밝혀지며 영화는 스릴러, 오컬트로 변한다. 그런 오컬트적 능력이 과연 과학적으로 가능한가 아닌가는 이 영화에서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단지 이 4인 가족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과연 스티븐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아마도 영화는 대다수 관객의 짐작을 저버렸을 것이 분명하다. 짐작할 수 없는 전개와 결말에 나는 정말 대단히 감탄했고, 디테일한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설정에 박수를 보냈다. 새삼스럽게도 니콜 키드먼은 어떤 연기를 해도 뇌리에 새겨지는 아우리가 있단 사실에 다시 한번 감탄.

두 사람은 어떤 관계일까? 마틴이란 소년은 왜 그에게 찾아왔을까?
변신 (김홍선 감독, 2019. 8)
성동일은 본디 참 연기잘하는 배우라 생각했지만, 요즘 배성우 배우에게 남다른 매력을 느껴서 공포 영화임에도 과감하게 극장에 갔다. 소파에 늘어져서 가기 싫어하는 L을 끌고 극장에 갔는데... 연신 하품을 해대는 그를 봐야 했다. <킬링 디어> 같은 영화에 비하면 정말모든 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영화였다. 상징도 없고 은유도 없다. 신파라도 잘 살렸으면 좋았을 텐데 모두 겉핥기식인지라 그나마도 살지 못했다. 유일하게 참신했던 점은 악마의 '변신'이었는데, 이것 하나로 중반까지는 그래도 볼 만했다. 뭐가 있겠지, 있겠지 하는 기대를 품게 된다고 할까. 전개와 설정이 실망스러웠던 덕분에 나는 덜 무서워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아 그렇게 떡밥을 다 주워 담았구나, 그렇게 아귀를 딱딱 맞추었구나 싶은 수작이 있는데, <변신> 아무리 애써도 자기만의 논리가 부족했다. 기대했던 배성우의 아우라도 거의 찾기 힘들었다. 굳이 배성우가 생각나는 장면 하나 꼽자면 종려나무(?) 가지로 부마자를 내려치던 배성우의 웃는 표정? 좋은 배우들이 더 빛날 수 있었는데 아쉬웠고, 여하튼 한국 오컬트 영화 <검은 사제들>이나 <사바하>를 본 지 얼마 안 되서였나, 더욱 아쉬웠다.

배성우를 돌려주세요




덧글
'더 랍스터'와 '킬링디어'는 몇 년 전에 봤는데 소재가 굉장히 독특하지요. 어떤 내용이었는지 자세히는 기억 나질 않는데 더 랍스터는 좀 깔끔한 느낌이었고 킬링디어는 영화를 다 본 뒤에 좀 찝찝했다는 느낌만 기억이 나네요.
리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