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동안 쓴 선풍기가 드디어 수명을 다했다. 이미 한 2년 전부터 덜덜거리고 신통치 않았는데, 급기야 지난 주말엔 끽끽 이상한 소리를 내서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았다. 친구가 내 옥탑방에 선물해주었던 선풍기. L은 그간 계속 갖다 버리라고 했지만 또 어쩐지 버릴 수가 없었던 녀석. 이제 작별하자꾸나. 나 어제 리모컨 달린 저소음 신일선풍기 샀지... » 내용보기
일상

감사하겠다

by 스텔러바다소
1. 짐승과 또라이 나는 종종 물병째 들고 물을 마시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L이 짐승처럼 그러지 말고 컵에 따라 마시라고 말한다. 또 나는 음식이든 음악이든 딱히 가리지 않지만 어쩌다 꽂히면 질릴 때까지 먹고 듣는데, 그럴 때마다 L이 또라이 라고 한다. 요즘 내가 꽂힌 김밥집이 있어 걸핏하면 갔더니 이번에도 또라이 소릴 들었다.  ... » 내용보기
일상

안 되겠니

by 스텔러바다소
순수하게 스토리로, 혹은 논리로, 혹은 성찰이나 통찰, 혹은 저자 특유의 매력으로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유난히 "내가" "나는"으로도 모자라 자기 이름 석 자 "나 ○○○은"이라는 주어부가 난무하는 글, 또 그것으로도 부족해 자기 자신을 하나의 '분야'로 단정하는 글을 볼 때마다 인쇄물을 정말 박박 찢어버리고 싶... » 내용보기
일상

젊꼰

by 스텔러바다소
주중에 <엑스 마키나>라는 sf를 보았다. 3년 전 개봉했는데, 그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다. 오 재미있었다. 설정도, 영상도, 연기도 모두 흥미로웠다. 주인공 칼렙은 구글 같은 검색 엔진 기업의 사원으로, 어느 날 추첨을 통해 회장의 별장에 초청되고, 기밀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영광을 얻는다. 여성형 ai 에이바가 튜링 테스트(기계가 얼마나... » 내용보기
리뷰

엑스 마키나 (엑스 갈랜드, 2015)

by 스텔러바다소
오랜만에 고향에 갔다. 엄마 생신이었다. 금요일 밤 기차를 타고 도착하니 밤 열두 시였다. 역사 밖으로 나오자 개구리 울음소리, 풀벌레 소리, 풀 냄새와 흙 냄새, 적당히 습도를 품은 바람이 우리를 맞이했다. 하늘에는 셀 수 없을 만큼의 별이 떠 있었다. 북두칠성 외 이름을 알 수 없는 별자리들이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다. 나는 팽팽하게 당겨졌던 신경이 ... » 내용보기
일상

평온했다

by 스텔러바다소
1.6시면 출구조사가 나온다지. 난 주로 5번을 찍다가 대안이 없으면 1번을 찍었다. 친구들에게 넌 몇 번 찍었냐고 물어보면 의외로 비밀투표인데 왜 물어보느냐는 답변을 들었다. 상식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 나와 달리, 민주 사회 시민답게 사람들이 참 교양 있어.  2. 수년 만에 면 생리대를 재구매했다. 나는 로한 제품을 사용하는데,... » 내용보기
미분류

18-06-13

by 스텔러바다소
*이사 온 동네에는 친구들이 몇 있다. L과 더 친한 친구도 있고 나와 더 친한 친구도 있다. 그 친구들의 특징은 요즘 유난히 병약하고, 생활이 이러저러하게 불안정하다는 것. 그런 특징이 있는데 다들 혼자 살고 있다 보니 만나면 어쩐지 간혹 걱정이 될 때가 있다. 이번 주말에는 그들 중 하나가 병이 나 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우리 집 앞에 왔다... » 내용보기
일상

초여름

by 스텔러바다소
1.사는 곳이 시장과 가까워 야채와 두부 같은 걸 사러 간다. 220도 안 되는 내 발에 제법 들어맞는 누드 삭스도 산다. 현금을 내고 물건을 건네받을 때마다 뭔가 기분이 굉장히 새롭고 레알 소비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대체 쓸데없는 프로그램 잔뜩 깔아가며 결제하는 인터넷 쇼핑에 회의감이 느껴진달까. 자, 온누리상품권을 사자! 2. 두어 ... » 내용보기
일상

5월의 마지막 주말

by 스텔러바다소
이번주에는 김보영의 [얼마나 닮았는가]라는 중편을 읽고 너무나 흡족했다. 이야기는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는데, 모든 항목마다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설정돼 있어서 마지막까지 굉장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다 읽고 나면 필연적으로 앞부분을 다시 들춰보게 된다.  1. 토성 난민에게 보급품 전달이라는 미션을 부여받은 목성행 우주선. ... » 내용보기
리뷰

얼마나 닮았는가,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 김보영 외, 한겨레출판사, 2017

by 스텔러바다소
1.척추 협착증인 건가, 이제는 건강하던 허리마저 날 배신하나 싶어서 ㄷㄷㄷ 하며 점심 시간에 정형외과에 다녀왔다. 다행히 그냥 요추 염좌. 엉망이었던 포장 이사 결과물을 정리하다 허리를 너무나도 많이 쓴 모양이다. 하지만 선생님이 그러셨다. 척추는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2.정형외과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물리치료 받으며 까루묵 잠드... » 내용보기
일상

물리치료 사랑해요

by 스텔러바다소
*빈첸과 김하온과 이로한 음원을 오늘 한꺼번에 구매 및 다운로드함. 빈첸은 정말 신파를 한 끗 넘어선 데다 문학적인 가사로 나를 매혹한다. 김하온은 어린 시절부터 내가 줄곧 추구해온 내적 상태를 너무나 월등하고도 세련된 실력으로 표현한다. 이로한은 뛰어난 랩 실력에 어린 나이인데도 남자로서의 매력이 넘친다. 이 세 사람 때문에 몇 주간 너무나 행복했다.... » 내용보기
일상

꺄호

by 스텔러바다소
1.어제 Y언니와 저녁에 만나 식사와 차를 마시던 중, 언니가 잠시 자리에 부재한 사이 L에게 전화를 걸었다. 밥은 먹었냐, 늦기 전에 먹어라와 같은 일상 대화를 나누는데, 갑자기 그가 물었다.  - 지금 술 마셔?- 아니 왜?- 그런데 왜 이렇게 친절해?- 헐? 우리 사이, 이런 사이.  2. 오늘 한 7, 8년 만에 ... » 내용보기
일상

바쁘면 일기를 쓰고 싶어진다

by 스텔러바다소
1.좋은 면도 많은 사람이야, 인성은 괜찮아, 라고 말했더니, 친구가 말했다. 인성까지 나쁘면 대체 어떻게 같이 일해? 그러고 보니 참 맞는 말이네. 운영진과 사적인 관계로 엮인 데다 경력이 1도 없는 외주자와의 협업은 정말 말도 못 하게 험한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뿐이랴. .............. 어쨌든 끝이 났고, 나는 갈수록 일을 일로서 대하는 ... » 내용보기
일상

별수 없이

by 스텔러바다소
1.주중에 외주로 일했던 데서 작업비가 입금되어 신이 났다. 우리 이사준비 계좌에 3분의 2가량 보내놓고 본격 쇼핑 시작. 옷도 사고 책도 샀다. 미국 사는 S에게 알라딘 직배로 책도 보내고, 생일이었던 I언니에게 커피와 케이크 쿠폰도 보내고, 주말엔 단골 미용실에 파마 하러 가겠다고 예약 전화를 걸어두었다. 벌고 소비하는 삶이 이제야 자연스럽게 느껴진... » 내용보기
일상

구석

by 스텔러바다소
*오늘 영화도 보고 구두도 사러 신촌에 갔다. 지난주엔 내 원대로 <셰이프 오브 워터>를 보았으니 이번주엔 L의 뜻대로 <퍼시픽 림>을 보기로 했다(두 영화가 같은 감독 영화라고 한다). 또 수개월 전에 받았던 금강제화 상품권도 어서 소진하고 싶었다. 하지만 영화는 거의 상영관이 사라지고 있는 터라 밤시간밖에 티켓이 없었고, 구두도... » 내용보기
일상

쇼핑과 구라의 달

by 스텔러바다소